대장 깨끗해도 4~6년마다 내시경 검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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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6-04 11:24본문
고려대 구로병원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이 사실이 확인된다.
대장암 급증 발병률 세계 1위
전체 암 중 12.9%로 위암 육박
암 전단계 선종성 용종 급증
조기 진단·예방 내시경이 최고
50대 증상 없어도 내시경 받고
남자는 50세 전부터 신경 써야
한국인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45명으로 조사 대상 148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장암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선종성 용종 환자 급증
대장 선종성 용종(장 내 이상 생성물) 진단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이다. 대장암의 95% 이상이 선종성 용종에서 비롯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선종성 용종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08년 6만 8천여 명에서 2013년 13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5년 사이 환자 수가 91%나 늘어난 것이다.
201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259명이 선종성 용종으로 진료를 받았다. 남성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329명으로 여성 188명보다 월등히 많다. 진료 통계를 보면 50~60대 남성 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속편한내과 김진도 원장은 "용종은 장 점막 표면에 작은 혹처럼 돌출된 세포 덩어리인데 대장에 생기는 용종 가운데 70%가량이 선종성 용종이다"면서 "이 선종성 용종 가운데 10% 정도가 5~10년에 걸쳐 서서히 대장암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선종성 용종은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육류 섭취가 늘어나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는 점도 선종성 용종 환자를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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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도 속편한내과 원장이 모니터를 보며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속편한내과 제공 |
최신 국내 암 통계를 보면 대장암은 발병률 3위의 주요 암이다. 갑상선암과 위암의 뒤를 잇고 있다. 발병률이 무섭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대장암은 한국인의 대표적 암으로 여겨지던 위암과 발병률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암 현황에 따르면 전체 발병 암 가운데 위암은 13.8%, 대장암은 12.9%를 차지했다.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의 대장암 발병국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국제암연구소 자료를 근거로 하면 슬로바키아가 인구 10만 명당 42.7명이 대장암에 걸려 우리나라의 뒤를 잇는다. 이어 헝가리(42.3명), 덴마크(40.5명), 네덜란드(40.2명), 노르웨이(38.9명), 벨기에(36.7명) 등의 나라가 대장암 발병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평균은 17.2명, 아시아 평균은 13.7명으로 나타나 우리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김진도 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장암은 북미나 유럽 등에서 발병률이 높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 노년층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대장암 발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의 위험 인자로는 고지방, 저섬유 식단과 가족력, 만성 염증성 장 질환, 고령 등이다.
과음, 과체중, 흡연 등도 선종성 용종 발생 가능성을 높여 대장암과 가까워지게 만든다.
식이섬유, 채소, 탄수화물, 칼슘, 엽산, 비타민D 섭취 등은 선종성 용종 유병률을 감소시킨다.
김 원장은 "선종성 용종이 전암(암이 될 확률이 높은 병적 상태)으로 진행돼 대장암이 발병하므로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대장암 전 단계인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거나 초기 대장암을 찾아 치료하면 대장암 관련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조기 진단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장내시경 검사가 꼽힌다. 대장 용종을 발견하고 절제하는 시술이 가능해 대장암을 전암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사 전에 환자의 장을 씻어내는 장 정결제가 다양해지고 복용이 훨씬 간편해져 보다 쉽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통증 없는 검사와 용종 절제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선종성 용종은 대장내시경 검사 중에 도구를 이용해 제거할 수 있다. 용종 크기가 크거나 암이 의심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김 원장은 "50세로 접어들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면서 "특히 남성은 50세 이전부터 대장내시경 검사가 권장된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발견된다면 2~4년 단위로 주기적인 내시경 관찰이 필요하다. 검사에서 용종이 3개 이상 발견되거나 가장 큰 용종 길이가 1㎝ 이상인 경우 또는 조직 검사에서 이상이 관찰된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기를 좁혀 추적 검사를 해야 한다.
용종 없이 대장이 깨끗한 상태라도 4~6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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