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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수염인 줄 알았더니 게실염… 출혈 땐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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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9-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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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이 서구화되고 고령 인구가 늘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게실염 환자가 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임홍규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35세 A 씨는 최근 우하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며칠 전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점점 아파 왔고, 그 부위를 조금만 눌러도 통증이 심했다. 전날엔 열도 심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음성이었다. 의사는 급성 충수염(맹장염)이 의심되니, 큰 병원에서 복부 CT(전산화 단층촬영) 같은 추가 검사를 받아 보길 권했다.

 

큰 병원으로 옮긴 A 씨. 복부 CT 촬영 결과 충수염이 아닌 게실염이 확인됐고, 바로 입원해 금식하고 항생제를 투여했다. 며칠 지나니 복통도 사라지고, 식사 뒤 불편함도 없어 퇴원하게 됐다.

 

 

약해진 장벽 주머니처럼 부풀어


주로 대장·우측 결장서 많이 발생


항생제·금식 등으로 대부분 치료


농양·천공 등 합병증 오면 수술을

 

 

■나이 들며 생기는 게실

 

위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 보면 자주 발견되는 게 게실이다. 이 게실에 염증이 생긴 것이 게실염인데, 충수염과 헷갈릴 수 있는 질환이다. 게실은 우리 몸 중 식도, 위, 소장, 대장 점막의 약해진 장벽이 늘어나 생기는 꽈리 모양의 주머니를 말한다. 게실 관련 질환은 대부분 대장에서 발생하는데, 그 중 우측 결장에서 많이 생긴다.

 

게실은 나이가 듦에 따라 대장의 동맥경화가 진행돼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관과 장관의 근육 사이에 틈이 생겨 차차 넓어지면서 발생한다. 변비 등으로 인해 대장이 과도하게 수축되면 대장 내 압력이 증가하면서 대장 벽의 약해진 부분에 주머니처럼 부풀어 생기기도 한다. 장 점막이 탈출해 게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65세 이상 연령층의 50%, 85세 이상에선 65%가 게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실이 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게실증’, 게실에 대변이나 음식물 찌꺼기 등이 끼어 염증이 일어나면 ‘게실염’이라고 한다.

 

게실은 고단백·고지방·저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는 서양인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서양인은 좌측 대장 게실이 80~90%, 우측 대장의 게실이 5~10%를 차지하며, S상 결장에서 많이 발생한다.

 

동양인의 경우 좌측 대장보다 우측 대장에서 6~8배가량 많이 발병한다. 대부분 선천적이며 단발성 게실로서, 맹장이나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회맹판 근처에서 주로 확인된다.

 

좋은문화병원 소화기내과 임홍규 과장은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대장 게실 질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며 “서양인처럼 좌측 대장 게실 질환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고기와 같이 섬유 성분이 적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변비나 대장 게실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출혈 발생 땐 위험

 

게실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가끔 복부 팽만감, 복통, 변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게실염은 게실에 염증이나 감염이 생기는 것으로 복통, 배변 습관의 변화, 오한, 발열 등을 호소하며 염증 정도에 따라 증상이 심해진다.

 

출혈은 흔하지 않지만, 대량 출혈이 발생한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혈변 또는 항문 출혈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게실 내 작은 혈관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손상된다면 출혈 가능성이 높다. 게실 출혈은 주로 우측 대장의 게실에서 발생하나, 자연적으로 지혈되기도 한다. 대량 출혈 땐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게실은 위·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게실이 크거나 다수인 경우에는 복부 CT로 확인 가능하다. 게실염이 발생하면 염증이 조금 가라앉은 다음에 내시경을 해야 하며, 게실염 주위에 발생한 합병증 관찰을 위해 복부 CT도 시행한다.

 

 

■약물치료로 회복 가능

 

게실은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게실염이나 출혈 등이 합병된 경우 우선 내과적 치료를 시행하고, 만약 효과가 없다면 수술해야 한다.

 

게실염이 발생하면 감염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수일간 항생제로 치료한다. 그동안 절대 안정을 취하고 금식을 통해 장을 쉬게 해야 한다.

 

임홍규 과장은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염증의 70% 정도가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회복되었다 해도 30%는 적어도 5년 내에 재발을 경험하고, 재발 게실염의 70% 정도에서는 합병증(천공,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재발을 줄이려면 회복된 후에 섬유질 많은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실염 증상이 심하거나 재발이 반복되고, 내과적 치료 효과가 없으며, 게실염에 의한 합병증인 농양, 천공, 복막염, 누공, 다량의 출혈 등이 나타나는 경우엔 선택적으로 게실과 장에 대한 절제술을 시행한다.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좌측 게실은 염증이 생겼을 때 합병증을 동반할 우려도 크다. 좌측 게실염일 땐 조기에 수술하기도 한다.

 

임홍규 과장은 “게실 자체는 딱히 치료할 필요가 없으나, 게실에 염증이 생기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특히 우측 대장 게실염은 급성 충수염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며 “평소 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스스로 게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섬유질 많은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대변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견과류나 씨앗 많은 과일을 씨앗 채 먹는 행위는 게실에 조각이 박혀 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복통이 있을 경우 병원을 방문해 이전 검사에서 게실이 있었음을 담당 의사에게 말해주는 것이 빠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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