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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병원] "경영난·인력난에 양극화까지… 지방병원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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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6-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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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병원 수는 3300여 곳, 부산에만도 352개에 달한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병원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심각해져 가는 의료 인력 수급난과 날로 어려워지는 병원경영 환경이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병원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병원마다 환자 수가 30% 이상 줄어든 데다 선별진료소, 음압병동 운영 등으로 인력과 병동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자 수 줄어 병원 재정 악화

정부 정책·금융 지원책 필요

감염병 전담병원 ‘손실 보상’

부산, 동북아 의료허브 육성을


“부산을 비롯한 지방 병원들은 수도권과 지역,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의 의료 양극화로 인해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환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해결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22일 열린 부산시병원회 정기총회에서 제13대 부산시병원회 회장에 취임한 김철(사진·57) 부산고려병원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시급한 과제들부터 실타래를 풀어가듯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계의 최대 현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과 날로 심각해져 가는 의료인력 수급난이다. 김철 회장은 “병원 재정은 거의 모두 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병원들이 존립을 걱정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고 진단하고 “의료생태계를 최소한으로 지켜줄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병원회는 이와 관련, 코로나19로 환자가 줄어 의료보험 재정은 흑자 기조로 유지되는바, 감염병 전담병원의 손실 보상 등 이를 병원계에 충분히 보상해 줄 것을 건의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지방병원의 경영 악순환이다. 의료인력 부족은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입원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는 ‘병동 무의촌’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9명)보다 적은 7.9명,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평균(3.3명)보다 적은 2.3명이다.

 

김철 회장은 “지금의 상황은 의사들의 비필수 의료영역 선호 현상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의대 정원이 1989년 이후 줄곧 3058명에 묶여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필수 의료영역 우선 배분 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의대 입학정원 확대, 의대 신설 등을 통해 의대 정원을 최소 500명 이상 증원하기로 하고 구체적 이행 방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이 자주 닥칠 가능성에 대비해 ‘의료 방파제’를 단단히 쌓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지만, 의사협회가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실행 여부와 시기는 미지수다.

 

김철 회장은 이와 관련, “3만여 명에 달하는 개원의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고,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이 현재 의료계의 현실”이라며 “개원의들에게 퇴로를 열어줄 수 있도록 선박 감척과 비슷한 금융지원을 통해 출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양극화에 대해 김철 회장은 “정치와 경제, 문화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의료부문 또한 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부산시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전문병원의 운영 합리화, 부산을 동북아 의료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의료관광과 의료산업화 지원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젊은 원장과 회원들의 참여를 끌어내 부산시병원회 운영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가 25년 전 처음 부산시병원회 회의에 참석했을 때와 비교해 운영방식이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회장단 중심에서 벗어나 회의를 스탠딩 파티 형식으로 진행하는 등 회원병원 간 유대강화와 정보교환에 힘써 나가겠습니다.”

 

김철 회장은 1987년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형외과 전문의 및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8년부터 고려의료재단 부산고려병원의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 부산시 남구문화원장을 맡아 지역의 문화, 문화 진흥을 위해 애쓰는 등 지역사회 봉사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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